pine20
세상사는 이야기
저는 글쟁이도,글쟁이가 되지도 못 합니다.
그져 생각나는 대로 적어 놓고,혼자 읽곤 합니다.
ㆍ작성자 푸른솔
ㆍ작성일 2004-11-21 (일) 23:11
ㆍ등록구분 기타
ㆍ추천: 0  ㆍ조회: 3285       
ㆍIP:
여 유 !

 


여 유 !
참말로 ! 왜 이다지도 바쁜지?
요즘의 생활이라는게 참으로 정신이 없다. 나는 이럴때면 어릴적 쫄무래기 시절이 생각난다.
내고향 산골 동내 어귀에는 원두막 비슷하게 지어진 정자가 하나 있었다. 사다리를 4~5계단
올라가는 그런 3~4 평되는...마루바닥으로된 정자위에는 어김없이 동네 노인들이 바둑이며 장기를 두시곤하든 모습이 생각난다.
삼베적삼에 부채를 부치며 한담을 즐기시든 노인들이 어린마음에 너무도 멋있어 보였다.
나도 빨리 할아버지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다 정자에 어른들이 안계셔서 쫄무래기들이 올라가서 놀다보면 너무도 좋았다. 난간에 기대어 밑을 내려다보는 운치가 왜 그리도 좋았든지! 때로는 쫄무래기들 그쪼그만 꼬추내놓고 누가멀리 오줌누나 시합도 하곤하며...정신없이 놀다보면 어느새 어 흠! 할아버지 헛기침소리에 놀라 쫄무래기들은 죄지은 사람처럼 서로먼저 내려오느라 법석을 떨며 다른장소로 쫓겨가곤 했다.( 아마도 애들은 놀수없는 장소? 관습헌법? 하여튼 그랬다)
그때 어린마음에 부러워하든 그 할아버지들의 한가로운 모습...권위..여유... !!
어쩌면 그러한 잔영들이 ...내가 산골사람이 된 이유중에 + 하나가 아닐까싶다. 그러나 막상 산골에 내려와 살다보니 말같이 쉬운것이 아니다. 경제라는것이... 산림을 꾸려간다는것이..녹록치 않다. 농가부채! 농가부채 ! 난들 예외가 될수있겠는가? 결국 갱재란놈이 발목을잡아 여유를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오늘 큰 맘먹고 여유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때가되면 나만이 즐기는여유다...
남들이 보면 별것도 아닐테지만, 아니 웃긴다고 하겠지만 나는 참 좋다!.....
우선 장화 단단히신고 벙거지모자 눌러쓴다음 톱을 챙겨 지게에 얹고 지게를 멘다....지게작대기 뒤로돌려 양손에잡고 소나무숲 샛길을 지나 산골짜기를 따라 올라간다. 물론 이때는 반드시 나 혼자가 필수다. 나무하는 사람없고 나물철도 아니니 도통 산에는 나혼자 뿐이다. 국민의정부이래로 퍼주기 덕분에 간첩 만날 걱정없으니 그또한 고맙기 짝이없다.
잡다한세상 훌쩍 떠나 순간 딴세상온 기분이다. 갑자기 푸드득! 산까치가 놀라도망가고....
얼마를가다보면 푸드득 ! 오동통 살찐 장끼가 건너편 능선으로 달아난다.
어쭈! 순간 한마리잡아 뽁아먹으면 참 맛있겠다 싶지만.... 그것은 순간 스치는 욕심일뿐....
허공에 꿩 날아가듯 이내 기억에서 사라진다. 이내 여유에 취해 ..주위 살필것없이 시원스레 소피를 보고 게춤 챙기며 가든길을오른다.
이번에는 노래 한마디 해볼까? 원래 음치고
부르자니 가사하나 오이는게 없으니.... 엣다 !. 시조나 한수 읊어보자...
목청껏 한수 읊어본다. 물론 자작시다.(황토집 처마밑에 쓰여있는..아주오래된 엉터리시다.당시(현재도) tv 에도 가끔나오는 고위 공무원인 고향친구를 그리며 지은시다...서로 방향은 달랐지만 피차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기 다 림

동창을 열어 놓고 목침베고 누우니

솔밭위에 조각구름 한가롭구나

친구야 나는 너를 기다리건만

너는 무엇이 그리 바쁘냐 ?

국장님 소리에 무척이나 바쁜가 보구나

나도 잠뱅이 밀짚모자 지게 목발에

앞산에 오르면 멧돼지 산까치가 시중든단다.

눈아래 굽어보는 천하가 다 내것 이란다.

진시황도 나만은 못했으리라

너 오늘 옛 초동(草童) 되어 돌아온다면

마누라가 진상한 동동주 곁들어 나누며

내 왕좌를 너에게 주마 !..........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얼마나 좋으냐 ! 구성지게 한수 읊다보면 어느듯 내
목적지다. 아름드리 잦나무가 빽빽히 들어찬 하늘만이 빼꼼이 비추는곳!....
숲사이로 멀리보이는 앞산 계곡 까지도 그저 숲이요 잡목뿐..인간의 흔적이 전혀보이지않는 그런곳 ! 오직 자연의 순수만이 숨쉬는곳! 그런 공간에서.... 먼저 계곡물 한움큼 움켜서 마신다.. 이내 지게를 밭혀놓고 비스듬이 누워 상큼한 초동( 初冬) 바람에 실려오는 풋풋한 산향기 실컷 드러 마신다. 하늘을 찌를듯이 곧게 뻣어있는 잦나무들의 아름다움에 취해 이내 행복감에 젖어든다. 어느듯 나도 그중에 한나무 , 나무라도 된것처럼 그대로 앉아 이 초겨울 의 고독을 즐긴다.................

(얼마후 나는 단지 군불땔 나무랍시고 고사목 두세토막 달랑지고 내려온다.
어김없이 마누라.. 왈 ! 아니 말도없이 어디갔다왔어요? 나무 해왔지!...아니 그걸 나무라고 지고 내려왔어요! 나참 ! 이사람아 하룻저녁은 충분히 땔수있어... 고금을 통해 풍월선생 마누라 실리적이 될수밖에...함께 풍월 읊다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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